교토 지방에는 두부, 장어, 채소를 이용한 요리가 유명해요.
그래서 교토 여기저기 관광지를 가면 두부정식집, 장어요리집 들이 줄지어 있어요.
도넛도 두부로 만들어서 팔고 아이스크림도 두부로 만들어서 팔더라구요.
아라시야마에 '이레' 라는 두부 정식집도 가성비가 괜찮아 보여서 가보고 싶었는데,
장어 덮밥집 '히로카와' 에서 식사하느라 아직 교토의 두부맛은 보지 못한 상태였어요.
교토에 왔으니 꼭 두부가 들어간 제대로 된 일본 교정식을 먹어야지 하는 일념으로
어렵게 알아난 이곳은, 교요리집 '킷코야' 에요.
킷코야를 선택한 이유는 지역 야채들을 사용한 요리들이 다양하게 준비 되어 있었고
무엇보다도 '유바' 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게 팔더라구요.
이미 만들어 놓은 유바를 파는 집은 많지만, 유바를 꼭 직접 만들어 먹어보고 싶었어요.
유바가 뭐냐하면
콩물을 가열하면서 부채질을 해주면 공기와 맞닿은 윗 부분이 얇게 굳게 되거든요, 그 얇은 막을 건져서 먹는거에요.
만들어 먹는 재미도 있을 것 같고, 교토에 왔으니까 먹어보고 싶었어요!
예약 해 놓은 시간에 맞춰 설레이며 들어갑니다~
자리에 기본 셋팅을 해 주시며 메뉴판을 가져다 주셨어요.
신발을 벗고 들어가 앉는 좌식 자리였어요.
테이블에 앉을 수도 있는데, 저는 신을 벗고 아빠 다리가 좋아요.
발도 좀 쉴 수 있구요. ^^
대부분의 일본 식당이 그렇듯 테이블이 크지 않아요.
공간이 좁아서 체격이 좋으신 남자분들이 여럿 같이 가시면 테이블이 좀 좁을 것 같아요.
2명이건 4명이건 같은 요 테이블 인 것 같더라구요.
저는 넷이서 같이 갔는데 몸이 테이블에서 삐져 나가더라구요. ㅎㅎ
유바는 코스요리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코스요리 2인을 주문하고 나머지 2인분은 코스요리만큼 금액이 되게 유바와 이것저것 선택했어요. :)
일어를 잘 모르고 주문 하다보니
코스에 있는게 여러번 중복되서 나오고 야채 튀김은 한 다섯번은 나온것 같아요 ㅋㅋ
코스요리와 이것저것 섞어서 주문한게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음식 가짓수도 다양하게 더 많고
코스가 정말 기~~~~~~인 코스 느낌 이었거든요. ^^
먹어도 먹어도 계속나와요. ㅋㅋ
자 이제부터 음식 감상 들어 가시겠습니다~ ^0^
일본은 어떤 음식점이건 녹차가 참 맛있더라구요.
각 집마다 맛은 다 다른 녹차지만, 다 그마다 맛있었어요.
원래 차 맛을 특별히 아는 것도 아닌데도 깔끔하고 좋더라구요.
야채요리도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맛일 것 같지만 참 깔끔하고,
국물도 시원하고.
위에 떠있는 저 잎은 뭔지 궁금하네요.
조그만 잎이 떠있으니 예쁘기도 예쁜것 같아요. 이렇게 먹으면서 예쁘게 요리하는 법을 배우는것 같아요.
생선도 깔끔한 맛.
음식들이 모두 하나하나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에요.
나뭇잎 모양은 어묵이에요.
두부는 사랑이에요.
두부가 질감이나 고소한 맛이나 다양하게 많아서 먹어도 먹어도 맛이 궁금해요.
그래서 일본 마지막날 백화점에 가서 두부를 종류별로 사 왔어요. ㅎㅎ
아이스백까지 사서 !
회도 한점씩 먹고.
참 계속 먹으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던게
그릇이 예쁜만큼 무겁기도 무거운 그릇들인데, 너무 종류를 다양하게 많이 시켜서
계속 나르느라 힘들겠다는 생각도 들고
또 메뉴가 나올때마다 그 앞접시를 따로 가져다 주시더라구요
좋으면서도 죄송스런 그 느낌. 설거지 힘드시겠다... ㅜㅜ
와~ 이게 유바에요.
유바를 2개 주문해서 2인 1조로 먹기로 했어요 ㅎㅎ
지금 콩물 아래에 불이 계속 타고 있어요.
부채를 같이 주시는데, 대화를 나누면서 살살살 부채질 해 주면 유바가 만들어 진답니다.
바로 요렇게 만들어진 이 얇은막이 유바!
꼬챙이로 이렇게 걷어내서 간장을 찍어 먹어요.
대화하면서 한장씩 걷어 먹으니까 재미가 좋아요. 심심하지도 않고.
그런데 오래걸리긴 오래 걸리네요. 몇장이나 먹었을까 ㅋㅋ
더이상 부채질이 재미가 없고 유바를 그만먹어야지 싶으면 종업원 분께 말씀 드려요.
그럼 간수를 부어주세요
그렇게 잠깐 몇번 저으면 몽글몽글 부드러운 순두부가 된답니다.
뜨끈뜨끈한 순두부에 간장을 쳐서 먹으면 깨끗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에요.
여유있게 오래 대화를 하며 식사하실 분들은 참 괜찮은 메뉴 같아요.
다 맛있어요 다 맛있어. 눈으로 보기만해도 맛있지 않나요?
특히 여기에서 먹으면서 '그릇이 참 예쁘다' 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다 같은 디자인으로 셋트로 맞춰서 내오는 풀셋트 그릇보다
모두 같은 디자인은 아니지만, 다양한 그릇들이 서로 어울어지는 느낌이 더 설레고 좋더라구요.
이게 더 세련된 것 같아요. 그릇이 나올 때 마다 설레설레~
오죽하면 여기서 식사하고 그 다음날 그릇 샀어요. ㅋㅋ
이 떡 정말 너무너무 맛있었어요.
떡의 질감도 좋았고 특히 깨가 박혀있던 떡은 씹을때 깨가 톡톡 터지는데 고소해요.
특히 이 떡 위에 얹혀있는 소스가 맛이 신기하게 맛있더라구요.
간장소스랑 된장소스 인데요, 간장도 예상했던 간장 맛을 넘어서는데다
된장소스는 아예 맛이 상상도 안가는데 더 띵요~ 한 맛이에요.
배만 안불렀다면 더 주문해 먹었을 거에요.
된장소스라길래 안먹으려고 그랫는데, 먹어보기 참 잘했어요.
겉을 더 바삭하게 익혀 더 쫀쫀하게 만들어 놓은 왕계란말이 맛.
여기에도 생선 위에 검은게 비닐이 아니라 된장 소스거든요? 넘넘 맛있었어요.
이 된장소스 너무 탐나요.
맛있어 보이죠?
맛뿐만 아니라 예쁘고 정성스럽게 나와서 대접해야 할 분이 계시다면 딱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 있다면 그냥 고정 단골집 감인데..
손님 모실일만 있으면, 대접 할 일만 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여기로 고고 할텐데..
가격에 비해 너무 훌륭해요.
닭튀김 가라아케.
소금이 녹차소금이랑 무슨 소금이랑.. 뭐 음식마다 다르게 나오던데 사실 구분은 잘 못하겠어요. ㅎㅎ
튀김은 말할것도 없이 굿.
튀김은 사실 에피타이저 순서에도 나오고 중간에도 나오고 끝무렵에도 또 나오고
코스요리에도 포함되어 있는데, 저희가 따로 또 코스 앞뒤로 주문 했는가봐요.
일어를 정확히 읽고 시킨게 아니라 우리한테 음식이 뭐가 더 나올지 설레하며 기다리는 재미도 있네요.
"헉 튀김이 또나와 !" 이러면서요 ㅋㅋ
이제 코스가 마무리 되어가네요.
두가지 종류의 밥이랑 국이 나왔어요.
국은 조개류 국을 선택 할 수 도 있는데 저희는 둘다 미소 주문했네요.
마른새우라 새우 향이 그득.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해요.
아래의 밥은 멸치가 들어있어요.
일행들은 이 마지막에 밥은 배가 불러서였는지 보통인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그렇지만 전 깔끔한 맛을 좋아해서 이 밥들도 참 맛있게 먹었어요.
반쯤 먹다가 녹차를 부어서 말아먹으면. 오홍~ 또 그 나름의 매력이 있어요.
어떻게 먹는가 방법에 따라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게 참 신나네요. 여러가지맛으로 먹을 수 있으니까요!
앞에 코스가 너무너무 배가 불러서 결국 남겼어요.
다 먹고 싶었는데 ㅠㅠ
마지막 디저트!
허헛 이 디저트의 맛을 어떻게 설명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
인그래도 이런 화과자 사먹어야지 했었거든요.
이 교요리집 주변에 유명한 화과자 집이 있어요.
거기도 이런게 파는데 한개에 5000원 정도 했는데 그걸 4명이니까 2만원을 테이크 아웃으로 한입에 꿀떡 하기엔 비싼감도 있고,
저렴한 화과자집은 찾아가기도 시간이 안맞고 해서 못 먹었었는데 여기서 딱 준비 해 주셨네요.
디저트 받고 신났어요. ^^
쨔잔~
나이프로도 쓸 수 있고 포크로도 쓸 수 있게 되어있는 꽂이. 센스있죠
색이 분홍분홍한게 벚꽃같지 않나요?
반 자른 단면이에요. 달콤~해요
겉에 분홍색 부분이 질감이 독특해요
쌀알 느낌인데, 반 잘린 쌀알을 살짝 꼬슬한 밥으로 만들어서 뭉혀 치댄 느낌???
다양하게 먹어보고 싶은걸 이 교정식집에서 한방에 다 먹고오다니 ! 너무 만족스러웠어요.
너무 훌륭해서 만족스럽게 잘 먹고 감사한 마음으로 계산하고 나오는데,
사장님 부부께서 배웅까지 해 주시더라구요. 감동이었어요.
모든 손님들을 가게 앞에 나와서 배웅해 주시고 뒷모습이 안보일 때 까지 손님이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고 계시더라구요.
해외 돌아다니면서 유명 맛집들도 많이 돌아다니고, 미슐랭 맛집들도 찾아다녔지만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만족스러운 집이었던 것 같아요. 단연 가성비 으뜸이에요.
이걸 전부 다~ 해서
엔화가 떨어진 영향도 있겠지만
넷이서 배부르게 남기고 나오면서 20만원 조금 넘게 나온 것 같아요. (맥주 두 잔 포함)
한국에도 이 가격에 요런 분위기의 가게가 있다면 좀 추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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